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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

독후감 5. 『사피엔스』 1장. 인지혁명 - 역사의 시작

by mudbrick 2017.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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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독후감은 자그마치 글로벌 베스트셀러 유발 하라리 교수가 쓴 「사피엔스」가 되겠다.


인류 역사 전체를 놀라운 통찰력으로 풀어낸 이 책을 감히 한 편으로 정리할 수는 없을 것 같아 시리즈로 기획했다.


1. 인지 혁명 - 역사의 시작

2. 농업 혁명 - 그물 속의 인류

2017/10/03 - [독서와 감상] - 독후감 10. 『사피엔스』 2장. 농업혁명 - 그물 속의 인류

3. 인류의 통합

4. 과학 혁명


이렇게 각 장별로 독후감 연재를 해볼까 한다. 그럼 먼저 「사피엔스」 제1장. 인지 혁명에 대한 독후감 시작한다.


독후감의 제목은 '역사의 시작'이라고 붙여 보았다. 독후감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 괴물의 탄생

  (1) 미숙하고 나약한 존재

 (2) 에덴 동산의 선악과

    ① 불

    ② 언어

    ③ 허구와 협력

  (3) 블랙홀

    ① 애니미즘과 유신론

    ② 카인과 아벨


2. 여행자들이 만든 인공 홍수

  (1) Generalist  vs. Specialist

  (2) 침묵의 커튼 뒤에서 벌어진 학살


 


<한 줄 요약>


치명적인 종 '사피엔스'가 '생물학'의 굴레를 벗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리기 시작하다.





<독후감>


1. 괴물의 탄생 - 미숙하고 나약한 존재



송아지가 태어나는 순간을 지켜본 적이 있는가? 어미의 자궁에서 세상 밖으로 나온 송아지는 태어난지 얼마지나지 않아 자신의 네 발로 일어서서 어미에게로 간다. 


인간의 아기가 태어난 순간을 지켜본 적이 있는가? 자기 머리도 못가눌 정도로 무기력한 시간이 1년은 넘게 지속되며 자신의 신체를 조절할 수 있을 때까지의 시간은 그보다 길게 걸린다. 부모가 오랜 시간 지키고 부양하고 가르친다. 인간은 그래서 사회적 동물이고, 모든 사회적 문제의 시작도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인간이 아닌 다른 포유류는 기성품이다. 완성된 형태로 태어나지만 한 번 태어나면 재성형이 어렵다.


반면 인간은 주문 제작 상품이다. 가변적 성격을 띄고 태어나기에 놀라울 정도로 다양하게 가공이 가능하다. 결말이 열려 있다.


너무나 미숙하고 나약해 존재감이 없었던 사피엔스가 지구라는 행성에서 가장 강력하고 치명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던 출발이다. 정해진 미래를 갖고 태어나지 않은 것이다. 



1. 괴물의 탄생 - 에덴 동산의 선악과



가능성 (可能性) : 앞으로 실현될 수 있는 성질이나 정도


① 불

사피엔스는 가능성을 갖고 태어났다.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 각본을 '신'이 썼을지라도 말이다. 다른 동물들이 정해진 법칙대로 행동하고 움직이는 동안 사피엔스는 다양한 시도들을 해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사피엔스는 다른 모든 종족들과 달리 자연에서 '불'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것이 사피엔스가 에덴 동산에서 따먹은 첫 번째 선악과였다.



'불'을 길들인 사피엔스는 신체의 나약함과 한계를 단숨에 극복할 수 있었다. 맹수들의 위협으로부터, 추위로부터 그들은 조금씩 자유를 되찾아갔다. 그리고 '불'을 이용해 조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조리 덕분에 자연 상태 그대로는 소화할 수 없는 곡식이 인간의 주식이 되었다.


② 언어

화식은 소화를 도와 창자의 역할을 축소시켰다. 그 결과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게 되었고, 이런 각본에서 벗어난 사건 덕분에 사피엔스의 뇌는 조금씩 커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변화가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할 수 있게 만든 두 번째 선악과를 손에 넣게 해주었다. 바로 사피엔스만의 고유한 특징인 '언어'다.



그들의 손에 들어간 '언어'는 사피엔스의 '가능성'과 만나면서 더욱 위력을 발휘했다. 사피엔스의 '언어'는 그들이 출생 후 가공되는 것과 같이 놀라울 정도로 유연하다. 제한된 개수의 기호와 소리를 연결해 조합할  수 있는 문장은 무한하다. 


'강변에 사자가 있다'는 정보 전달의 수단이던 언어는 무리의 누군가에 대한 소문을 이야기 하고 뒷담화를 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누가 자신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지, 누구를 믿어도 되는지에 대한 정보는 생존에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③ 허구와 협력

하지만 사자나 사람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능력보다 사피엔스에게 절대 권력을 안겨준 것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능력'이었다. 사피엔스를 제외한 어떤 생명체도 '허구'를 상상하지 못한다. 미국과 애플 같은 초강력 파워를 '가상의 실재'의 기반은 '허구'다. 유한 회사, 정의, 미(美)와 추(醜) 같은 문명의 기초가 되는 '개념' 또한 '허구'에 기반을 둔다.


'허구' 덕분에 사피엔스는 단순한 상상이 아닌 집단적 상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허구'로 인해 사피엔스 종족 내에는 공통의 신화가 생겨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사피엔스는 '유연한 협력'이라는 유례없는 능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사피엔스가 발명한 가상의 실재의 무한한 다양성 그리고 그것이 유발하는 행동의 다양성을 우리는 '문화'라고 부른다. 일단 등장한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한다.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그 멈출 수 없는, 멈추지 않는 변화'역사'라고 부른다.


에덴 동산의 두 선악과 '불'과 '언어'를 손에 넣으며 탄생한 사피엔스라는 괴물은 '생물학'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며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기 시작했다.



1. 괴물의 탄생 - 블랙홀


사피엔스는 자신을 중심으로 세계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중심으로 세계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① 애니미즘과 유신론

원래 인간과 우주의 다른 존재들은 수평적 관계였다. 동물, 식물, 장소를 포함한 자연현상까지도 의식과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은 이들과 춤, 노래 또는 의식을 통해 서로 직접 소통할 수 있었다. 이들간에 위계질서는 없었다. 세계는 인간을 중심으로도, 다른 특정한 부류의 존재를 중심으로도 돌아가지 않았다. 이러한 세계관을 애니미즘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피엔스는 언어를 바탕으로 '신'이라는 '허구'를 창조해내고 자신을 자신의 창조물의 대리인으로 선정했다. 신과 인간 사이의 위계질서인 유신론은 다시 인간과 다른 모든 존재들 사이의 위계질서로 치환되었다. 


② 카인과 아벨

세상에 대한 접근법과 인간이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사피엔스와 다른 존재들간의 중력 균형이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호모 속에 속하는 존재들 간의 균형마저 사피엔스에게 빨려들어갔다.


'인간'이란 말의 진정한 의미는 '호모 속에 속하는 동물'이고, 호모 속에는 사피엔스 외에도 다른 종이 많이 존재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종이 많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지금 남아 있는 것은 사이엔스 단 한 종이다.



사피엔스는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한 다른 형제들을 '전멸'시켰다. 성경에 나오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는 아마 사피엔스의 형제 살해를 빗댄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현재의 우리는 '무시하기에는 너무 친숙하고 관용하기에는 너무 다른' 존재들을 가만두지 못한다. 현대 인간의 특징은 시대의 특수성 때문이 아니다. 우리 조상에게서부터 내려온 종족 특성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오히려 대를 이어 내려오면서 다행스럽게 그 특성은 약화된 것 같다.

히틀러의 나치도 유대인을 전멸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다른 종족들을 '전멸'시켰다. 


그렇게 또 하나의 중력이 무너지며 세계는 사피엔스를 중심으로 빨려들어갔다.



2. 여행자들이 만든 인공 홍수 - Generalist vs. Specialist 

현대인들은 Specialist다. 수렵채집인들은 Generalist였다. 주변 환경에 대해 좀 더 넓고 깊고 다양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현대인들의 지식은 고대 인간 무리의 그것보다 훨씬 더 크지만, 개인과 개인을 놓고 비교해보자면, 고대 수렵채집인들은 역사상 가장 기술과 지식이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현대의 과학기술이 없었어도 굶어 죽거나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았다. 주변의 동물, 식물, 물건뿐 아니라 자기 신체와 감각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식품을 규칙적으로 먹었기 때문이다. 단 한 가지 식량에만 의존하지 않았기 때문에 병충해 피해로 인한 흉작 같은 문제로부터도 자유로웠다. 




인구가 밀집된 비위생적 거주지에 정착해사는 농업 및 산업 사회 인간들과 달리 수렵채집인들은 소규모로 자유로이 떠돌며 생활했다. 따라서 그들은 전염병으로부터도 안전했다. 


건강에 유익한 음식을 다양하게 먹고, 주당 일하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으며, 전염병도 없는 세상에서 Generalist 수렵채집인들은 생활했다.



2. 여행자들이 만든 인공 홍수 - 침묵의 커튼 뒤에서 벌어진 학살

욜로족 처럼 보이는 이 옛날 수렵 채집인 아저씨들이 그저 평범하게 살다간 인류라고 폄하할 수는 없다. 이 자유로워 보이는 여행자들은 사실 중요한 일을 많이 행했다. 확실한 역사적 사실로 기술하기에는 너무 예전의 일이라 '침묵의 커튼'이 우리를 그곳의 시간과 단절시키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이 욜로족 여행자들은 주변 세계를 크게 바꿔 놓았다.


이 여행자들이 최초로 호주까지 여행을 한 것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이다. 어떤 방법을 이용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그들은 아프로아시아 생태계를 떠나는 데 성공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 이 성공적 여행은 다른 존재들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재앙'이었다. 여행자들은 신세계에서 먹이사슬의 최상층부로 단숨에 올라갔다.




행성이 지구에 떨어진 것 같은 충격이 동물계에 닥쳤다. 엄청나게 크고 신속한 생태적 재앙이었다. 호모 사피엔스는 바퀴, 문자, 금속, 도구를 발명하기 한참 전부터 지구 대형동물의 절반 가량을 멸종으로 몰았다. 우리 조상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 처럼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지 않았다. 우리 조상은 가장 많은 동물과 식물을 멸종으로 몰아 넣은 기록 보유자들이다.




신의 노여움으로 인해 세상에 대홍수가 났다. 그리고 노아의 방주에 탄 몇몇 동물들만이 다시 세상에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홍수는 인간이 의도적으로 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만든 방주에는 노예선의 노잡이들로 쓸 노동하는 가축들을 선택해서 태웠다. 이렇게 역사는 농업 혁명을 향해 다가가게 되었다.  



사피엔스
국내도서
저자 :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 조현욱역
출판 : 김영사 201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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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효과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물론 쉽지 않다. 이야기를 하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남들이 그 이야기를 믿게 만드는 게 어렵다. 역사의 많은 부분은 이 질문을 둘러싸고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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