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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사전

우리가 몰랐던 이슬람 - 현대적 병원의 효시

by mudbrick 2017.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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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은 

건강할 때에는 

양호한 건강을 유지하고,

건강하지 않을 때에는

양호한 건강을 되찾기 위하여 

인체의 상태를 깨닫는 학문이다"


11세기 이븐 시나가 

그의 저서 『의학정전』에서 한 말




이슬람 세계에서 의료는 이미 중세시대부터 모든 사람에게 무료였으며 치료의 수준 또한 매우 높았다. 중세 이슬람의 병원은 매우 '현대'적이었다. 상당한 수준의 의학 지식을 보유하고 병원을 찾은 모든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슬람의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음악치료를 비롯해 선진적인 사회복지 시스템도 제공했다. 중세 이슬람의 병원은 영국의 '국민건강보험'의 전신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시설은 주문 제작한 것이었으며 수술 기구 역시 훌륭했다. 집게는 오늘날에도 사용되고 있는 도구 중 하나인데 이미 1천년 전 무슬림 외과의사가 만들었다. 백내장 수술과 같은 최신 치료, 정기 예방접봉, 내부 봉합, 접골과 같은 것들은 일상적 업무이기도 했다.

 

지금부터 이슬람 문명이 남긴 불후의 유산인 병원에 대해 알아보자.

 

 


이슬람 병원은 8세기 바그다드에서 시작되었다. 이 병원은 나병환자, 극빈자 등을 함께 돌봐주었지만 여러가지 점에서 비잔틴 시대의 여행자 숙박소와 유사했다.

 

최초의 체계화된 병원은 872년과 874년 사이에 카이로에 세워졌다. '아흐마드 이븐 툴룬 병원'은 모든 환자를 무료로 치료해주고 그들에게 약을 나눠주었다. 남성용, 여성용 목욕탕이 하나씩 있었고, 도서관과 심지어 정신병동까지 갖춘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선진적 기관이었다. 


입원 환자들은 자신들의 옷과 귀중품을 병원에 보관한 후 별도로 준비되어 있는 환자복으로 환복하였고 병실도 따로 배정 받았다.




 [이집트 카이로의 이븐 툴룬 모스크는 환자를 무료로 치료하고 그들에게 약을 준 최초의 체계화된 병원이었다]




1284년 카이로에 '알-만수리 병원'이 세워졌다. 카이로에는 대형 병원이 세 개 있었는데, 이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이 병원이었다. 


13세기 이집트 맘루크 왕조의 통치자 알-만수르 깔라운은 왕자였던 시절 시리아 원정길에 나섰다가 신산통(腎疝痛)에 걸렸다. 다마스쿠스에 있는 누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그는 왕위에 오르면 이와 유사한 병원을 만들겠다고 맹세했고, 왕위에 오른 후 약속을 지켰다. 병원을 세우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이것을 동료와 후배, 군인과 왕자, 대국과 소국, 자유인과 노예, 남자와 여자를 위해 이 와끄프를 바친다."

 

 왕은 환자의 치료를 위해 병원에 의사를 적절히 배치하고 장비를 충분히 갖추도록 했다. 그리고 별도의 병동에 수용된 남자와 여자 입원환자를 돌보도록 하기 위해 남자와 여자 간호인을 따로 임명했다. 병상에는 매트리스까지 갖추고 있었으며 전문 분야별로 치료를 진행했다. 병원 내 전 구역에 수돗물이 공급되었다. 내과 과장에게는 건물 일부에 강의실을 주었다. 

 


병원의 의무는 

남자든 여자든 가난하고 아픈 사람이 

회복할 때까지 치료하는 것이다.

병원은 강한 사람이든, 약한 사람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부유한 사람이든,

백성이든, 왕자든,

시민이든 도적이든,

모두 원하는 대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일체 돈을 받지 않고

오직 부양자이신 하나님만을 위한다.  


카이로 알-만수리 병원 설립 규약




이러한 초기 기관들은 발전하며 병원은 이슬람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가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시칠리아, 북아프리카까지 이르렀다. 유럽인들은 이 모든 병원을 높이 평가하였으며 후에 프랑스인들이 그들의 동포를 치료하기 위해 설립한, 병원의 전신인 구호기사단과 같은 유사한 제도를 발전시키기도 했다. 이슬람의 의사들은 이탈리아 남부의 유명한 살레르노 병원과 같은 다수의 남유럽 병원을 설립하는데 참여했다.

 


이슬람 세계의 병원은 효율적으로 운영되었다. 12세기 여행가인 이븐 주바이르(Ibn Jubayr)는 이러한 종류로는 최초의 병원인 알-누리 병원이 환자를 돌보는 방식에 대해 극찬했다. 


"알-누리 병원은 다마스쿠스에 있는 병원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가장 큰 병원이다. 이 병원의 하루 운영비는 약 15디나르다. 병원에는 환자 이름과 필요 약품, 음식, 이와 비슷한 것들에 드는 비용이 적혀 있는 기록부를 관리하는 감독관이 있다. 의사는 아침 일찍 와서 환자를 살펴보고 개별 환자에게 맞는 약과 좋은 음식을 만들도록 지시했다."

 

또한 이븐 주바이르는 근동 지역을 여행하는 동안 그가 지나간 대부분 지역의 모든 도시마다 하나 이상의 병원이 있음을 알고 병원을 '이슬람 영광의 가장 큰 증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권역외상센터의 열악한 환경과 관련해 이런 저런 말들이 많다. 안타깝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병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정한 기준을 벗어난 진료비 청구시 이를 삭감한다. 삭감분은 고스란히 병원이 책임진다. 이국종 교수는 2011년에는 석해균 선장을 살려냈지만 아주대병원은 2억원이 넘는 진료비를 대손상각 처리했다. 2017년 JSA를 통해 탈북한 북한 병사 진료비는 국방부가 통일부 등과 협의해 부담할 것이라고 한다.


현대적 병원의 효시가 된 이슬람의 문화 유산인 병원이 어떤 취지로 설립 되었는지 어떤 원칙을 갖고 운영되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1천년 전 무슬림 병원이 만들어진 취지는 치료에서부터 요양, 보호, 양로 시설에 이르는 다양한 시설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병원에서는 부유하든 가난하든 모든 계층의 사람을 돌보았는데, 그 까닭은 무슬림은 환자가 어떤 사람이든 그를 치료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병원들은 와끄프라고 하는 자선과 종교 목적의 기부금으로 자금 지원을 받고, 국고에서 나온 돈으로 병원의 유지, 관리에 충당했다. 이슬람의 병원이 2세기도 지나지 않아 과학적 의학의 중심이 되고 시민 생활의 통합적 일부가 된 이유는 이러한 자금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돕는 것,

그 밖에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앙리 뒤낭(Henri Dunant), 적십자 창립자



 [9세기에 세워진 튀니지 까이라완에 있는 알-까이라완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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