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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사전

2년차 징크스? 평균 회귀와 운칠기삼의 시사점

by mudbrick 2018.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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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징크스


우리는 야구에서 데뷔하자 마자 몹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신인 선수를 보면서 환호한다.


그리고 동시에 그 선수들이 이듬해에 실망스러운 성적을 내게되면 


'벌써 겉멋이 들었다', '초심을 잃었다' 등등의 비난을 한다.


과연 2년차 징크스에 빠진 선수들이 '겉멋'이나 '바람'이 들어서 부진한 것일까?





평균 회기

 (regression to the mean)



평균 회기 현상이란 어떤 측정에서 한 번 높은 점수가 나왔을 경우 통계적으로 다음엔 평균에 가까운, 즉 그보다 더 낮은 점수가 나올 확률이 높은 것을 말한다. 


데뷔 시즌에 우수한 성적을 거둔 야구 선수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데뷔 초 이 선수의 타격 능력치는 2할5푼(25%)이다.  


그런데 데뷔 시즌에 3할 5푼(35%)의 성적을 거두었다.


두 번째 시즌 초반 무려 5할(50%)을 때려냈다고 치자. 


쉽게 생각하면 이어지는 타석에서도 그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평균 회기 원리에 따르면 이 선수가 앞으로 이어질 타석들에서 안타를 칠 확률은 최근 타율(5할) 보다 자신의 타격 능력치인 2할 5푼에 가깝다. 


초반에 자신의 평균치보다 뛰어난 활약을 하면 시간이 갈수록 잘할 가능성보다는 못할 가능성이 더 큰 것이다.


데뷔 시즌에 엄청난 활약을 보인 선수가 이듬 해, 또 이듬 해에도 꾸준한 활약을 선보인다면 그 선수는 성실하거나 겉멋이 들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기본적으로 보유한 능력치가 그만큼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운칠기삼(運七技三)


모든 일의 성과는 능력과 운의 함수다. 


노벨 경제학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 교수에 따르면 역량 관련 요인과 성공의 상관관계는 기껏해야 0.3 정도다. 


나머지 0.7은 운이라는 것이 카너먼 교수의 주장이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 대한민국에서만 통용되는 말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운으로 어떤 일의 결과를 설명하는 것은 별다른 시사점을 주지 못한다고 받아들여 진다.


따라서 비록 노력, 능력과 같은 기(技)를 결과의 원인이라 믿고 성공과 실패를 이야기 한다.


0.3밖에 차지하지 않는 능력과 노력이 성공과 실패를 결정한다고 '믿고 싶어 하는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잘했다고 칭찬을 했더니 으쓱해져서 성적이 나빠지고, 혼이 쏙빠지게 혼을 냈더니 성적이 난다고 믿는다. 


모두에게 이런 식의 설명이 훨씬 받아들이기 쉽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야 개인의 능력과 노력으로 결과에 대한 책임을 돌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인과관계 판단의 오류를 야기한다.   


운칠기삼 원리에 따르면 평소보다 좋은 성적이나 플레이가 나온 것은 실력이 순식간에 좋아져서라기 보다 당시 상황에서 운이 많이 따른 것이고, 평소보다 나쁜 성적이나 플레이가 나온 것은 당시 상황에서 운이 나빴던 결과로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하다.







시사점


평균 회기와 운칠기삼은 스포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의사 결정과, 인사정책 수립 등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1. 의사결정에 시사하는 점


우선 의사 결정과 결정을 살펴보자.


오로지 기업의 역량 때문에 거둔 성공은 없다. 


오히려 큰 성공일수록 큰 운이 함께 따른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성과에 의존해 기획안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고 투자나 예산 배정을 하는 것은 도박에 가깝다고 표현하는 것이 무리도 아니다. 


성과에 대해 최근의 성공을 근거로 낙관하는 것은 기업의 진짜 역량을 파악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또한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평균 회기가 일어났을 때 느끼게 되는 좌절감이 더 큰 실패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예측 대상과 유사한 준거 집단(reference group) 또는 벤치마크 대상을 선정하고 데이터를 충분히 수집한 후 신중하게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2. 인사정책에 시사하는 점


평균 회기와 운칠기삼을 받아들이면 개인에 대한 성과 위주의 평가와 보상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할 수 있다.


조직과 개인의 노력, 능력이 성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우수한 성과에 어찌 그러한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개인 역량과 성과의 상관관계는 0.3을 넘기지 못한다는 것이 일반적 연구 결과다. 


아무리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최고의 능력을 보유한 개인과 조직이라도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아무런 노력도 하지않고 적합한 역량을 보유하지 못한 개인과 조직이라도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오히려 사회 생활, 회사 생활, 조직 생활을 하다보면 후자와 같은 일이 더 많이 일어나기도 한다.



성과만으로 인사평가를 하고 보상을 하는 것은 운 좋은 사람에게 월급도 더 주고, 승진도 시켜주는 것과 같다고 해도 지나친 과장은 아니다.


따라서 업무의 진행 과정과 노력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과정 중심의 인사·보상체계'가 더 공정하고, 동기부여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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